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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백패킹 - 지리산 둘레길

[홀로 백패킹 - 지리산 둘레길 7코스 ] 성심원 운리 구간

by 젬마91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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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백패킹 - 지리산 둘레길 7코스] 성심원 운리 구간

 

이틀째 내리던 비가 오후에 서서히 그쳐서 다행이었다.

지리산 둘레길 7코스는

웅석봉 턱밑인 800 고지까지 올라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길과

탑동마을까지 이어진 긴 내리막길을 품고 있으며

탑동에는 단속사지 삼층석탑과 산청 삼매 중 하나인 정당매를 만날 수 있다.

산청 3매는 남사예담촌의 원정매, 산천재의 남명매, 단속사지 정당매를 말합니다.

 

 

ㅗ지리산 둘레길 지도
지리산 둘레길 7코스 성심원 (어천) 운리 구간


지리산 둘레길 7코스 성심원 (어천) 운리 구간

성심원 - 아침재(2.3km)-웅석봉하부헬기장(2.5km)-점촌마을(6.4km)-탑동마을(1.5km)-운리마을(0.7km)

총 거리 :13.4km

예상 소요시간: 약 5시간 난이도는 상



◈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소 ◈

웅석봉 하부 헬기장 비박

단속사지터 삼층석탑과 정당매


산청 성심원
지리산 둘레길 7코스 성심원 시작지점 ( 21.4.4일 12:32분)

경호강변을 옆에 두고 커다란 담 위로 성심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들어가 보진 못하지만

대성당, 수도원, 수녀원과 요양시설, 직원 기숙사 등 규모가 엄청 크더군요.

지리산 둘레길 7코스는 경남 산청군 읍내리 성심원에서 시작해서 단성면 운리마을까지입니다.

 

 

 

나루터

예전에 성심원으로 오는 사람들이 강을 건너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곳으로

성심원의 관문이었던 나루터인데, 지금은 다리가 생기면서 옛 흔적만 남아 있더군요.

 

 

구름다리 건너면 어천 마을 방향
어천마을 갈림길 (12:41분)

성심원에서 10여분 정도 오면 어천마을 갈림길 이정목이 있고 구름다리를 건너면

어천마을을 돌아 아침재에서 만나게 된다.

길도 축축하고 빗속을 걸어왔더니 힘들기도 해서 바로 임도길 따라 운리 방향 아침재로 향했다.

 

 

임도길을 걷다가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마을과 강변을 내려다보았네요.

 

 

아침재 ( 13:10분)

아침재는 풍현마을과 어천마을을 이어주는 고개이다.

어천 마을 전경

 

임도길 따라 운무에 가려진 봉우리를 올려다 보고 구름이 걷힌 봉우리도 보면서

걸어갔고,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 소리에 계곡을 내려다보았다.

 

비가 와서 그런가.

계곡 사이로 강한 물줄기가 뿜어져 내렸고 건너가야 할 계곡 앞에서 잠시 망설여졌다.

 

계곡 건너서 (13:58분)

계곡 가운데에 크고 평평한 돌멩이 하나만 있었어도 그냥 갈 수 있었을 텐데...

신발과 양말까지 벗고 한 손에 신발과 스틱을 잡은 채

발을 넣는 순간 발목까지 오는 계곡물에 온몸으로 퍼지는 차가운 전율.

시원함을 넘어 오싹해지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족욕을 했다고 생각하고 서 있는 자세로 발을 닦고 양말과 신발까지 신고 나니

짧은 시간에 기운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14:49분)

계곡을 지나서 산길로 접어들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는데,

비가 와서 미끄러운 흙길에 경사까지 있어서 올라가는 게 만만치 않았다.

다행인 건 내려갔더라면 더 힘들고 위험했을 거라는 사실.

 

 

너덜길을 올라갈수록 짙게 깔리는 안개비와 운무 때문에 몸은 점점 지쳐가고

거친 숨소리와 한숨만이 가득해지고 있었다.

 

 

(15:52분)

너덜길이 끝나고 정돈된 돌담길과 데크 계단길이 보이자 '다 왔구나'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계단을 올라 웅석봉 하부 헬기장 정자에 오게 되었다.

 

웅석봉 하부 헬기장 (15:56분)

마을로 바로 내려갔어야 했다.

하지만 다음날 웅석봉까지 가고 싶다는 욕심에 축축하게 젖은 맨땅에 텐트를 설치하고

침낭까지 넣은 뒤 텐트가 젖어가는 모습을 보고 후회하기 시작했다.

텐트 안에 누워 있다가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려서 밖을 보니 우산을 쓴 한 남자가 이정목에서

가야 할 길을 찾고 있었다. 조금만 일찍 왔으면 따라서 내려갔을 텐데...

어두워지자 습하고 차가운 기운에 침낭 안에 있음에도 추워서 어찌할 수가 없었고

한 자세로 눕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잠이 들려고 하면 한기에 눈이 떠져서

밤새도록 잠을 설치고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웅석봉 하부 헬기장 ( 4/5일 07:02분)

아침 햇살과 함께 추위도 사라지고 온기가 가득한 웅석봉 하부 헬기장에

구름이 걷히면서 봉우리가 보이는데 저게 웅석봉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밤에 잘 잤더라면 이른 아침에 물 하나만 들고 웅석봉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잠을 못 자서 눈도 잘 안 떠지고 비몽사몽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여서 그대로 마을로 내려가기로 했다.

 

 

 

(07:09분)

임도길을 올라가니 전에 있던 정자는 파손되어 허물어져 있고

차량 통제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산 주위로 깔려 있는 운무와 나뭇가지로 비치는 햇살 속을 걸으니 기분이 좋아졌고,

따스한 아침 햇살이 밤새 차가워진 몸을 온기로 채워주었다.

 

 

 

(08:00분)

산등성이로 길게 이어진 임도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측 길로 내려가게 된다.

 

 

 

성불정사 갈림길 (08:25분)

 

청계저수지

산에서 내려갈수록 청계저수지는 점점 잘 보이더군요.

 

차량 통제 바리케이트 (08:54분)

 

임도길을 내려와 차량 통제 바리케이드를 지나 걸어오니 높은 지대에 펜션들이 하나둘씩 있었고,

임도 옆 햇살 좋은 곳에 벤치가 있어서 잠시 배낭을 내려두고 쉬다가 길을 내려왔다,

 

 

운리마을 전경

운리마을은 탑동, 본동, 원정 등 3개의 동네를 말하며

지리산 둘레길은 탑동과 원정마을을 지난다.

 

자세히 보면 탑동마을에 있는 삼층석탑도 보인다.

 

대나무와 붉은 동백꽃이 어우러진 마을 길을 지나

 

탑동 마을 (09:36분)

입체적인 소나무 벽화가 반겨주는 탑동마을을 통과해서 단속사터로 오게 되었다.

 

 

정당매 (09:39분)

백매화를 피우는 탑동마을 단속사 터에 있는 수령 640년의 정당매는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매화 중 하나로

매년 3월에 꽃을 피웠는데 현재는 고사되어 주변에 다른 매화나무가 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의 쌍탑 단속사지 삼층석탑이 동, 서에 자리하고 있다.

단속사지터 삼층석탑(09:38분)

단속사터에 오니 삼층석탑 주위에서 분주히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차량이 서 있어서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길가에 나와 있던 조랑말과 눈이 마주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서 있으니까

말들이 더 놀라면서 바로 돌아가더군요.

 

운리 마을 주차장. 간이 화장실 (09:53분) 스탬프

도로 따라 걸어오니

넓은 주차장 안에 정자와 간이화장실이 있는 운리마을 종착지점에 도착하였다.

물이 필요하던 찰나에 주차장 옆에 있는 집에서 주민이 나오고 있어서 부탁드렸더니

밖에 있는 수도꼭지를 알려주시고 쿨 하게 차를 타고 나가시더군요.

물을 얻어서 정자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었고,

햇살이 좋았는데 젖은 텐트를 빼서 말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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