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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백패킹 - 지리산 둘레길

[홀로 백패킹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 금계 구간

by 젬마91 2021.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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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첫째 날만 알바를 하고 그 뒤로는 주위를 잘 살피고

갈림길에서 이정목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집중해서 걷다 보니

지도도 없는데 알바도 안 하고 잘 걷고 있었다.

하지만 발가락의 물집과 화끈거림 때문에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박 배낭으로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지고 있었다.

 

 

지리산 둘레길 지도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 금계 구간 지도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 금계 구간

삼신암 기준: 구인월교-중군 마을(2.1km)-선화사 갈림길(0.8km)-수성대 입구(1.1km)-수성대(0.3km)-

배넘이재(0.8km)-장항마을(1.1km)-서진암(2.5km)-상황마을(3.5km)-등구재(1km)-창원마을(3.1km)-

금계마을(3.5km)

총 거리 : 선화사 경유시 20.5km 삼신암 경유시 19.8km

예상 소요시간: 약 8시간 난이도는 상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소◈

장항 소나무 당산

지리산 주능선 천왕봉 전망

상황마을 소류지 데크

 다랑논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 금계 구간 시작지점 ( 21.3.31일 14:12분)

지리산 둘레길 3코스는 전북 남원 인월과 경남 함양군을 잇는 구간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고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마을을 지나면서 제방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 등이 골고루 섞여있는

둘레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이다.

 

 

 

 

정자쉼터 (14:43분~ 15:04분)

구인월교에서 시작해서 광천 제방길 따라 환하게 피어있는 벚꽃들의 행렬을 즐기면서

걷고 있었지만, 뜨거운 햇살과 발바닥의 통증이 정자 그늘로 향하게 했다.

이런 더위속에 달리기를 하는 분도 계시는데 나는 도저히 더 갈 수가 없어서

양말까지 벗고 벤치에 누워버렸다.

10여분 정도 누워있는데 앞치마를 두른 동네 아주머니가 힐끔 쳐다보면서 지나가서

왠지 죄지은 사람처럼 주섬주섬 양말과 신발을 챙겨 신고 길을 나섰다.

 

 

 

 

도로 옆으로 작은 데크길을 만들어 사람이 걸어갈 수 있게 해 두었고

지나 온 광천을 뒤돌아 본 뒤 도로길 따라 중군마을에 오게 되었다.

 

 

 

중군마을 중군정 (21.3.31 15:13분)

중군 마을은 전투 군단 중에 중군이 임진왜란 당시 이곳 마을에 주둔한 연유로 인해

중군리 또는 중군동이라 불려졌다고 한다.

햇살을 받으며 풍성하게 활짝 핀 벚꽃이 인상적이었던 중군정 식당에 민박도 한다는 푯말을 보고

물어봤더니 코로나 여파로 지금은 안 한다고 하더군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기에 마을의 다른 민박도 알아봤는데,

역시나 모두 민박을 안 한다는 절망적인 소식에 기운이 쭉 빠졌다.

할 수 없이 중군정에 자리를 깔고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있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중군정 주인이 식당 방이라도 괜찮으면 하룻밤 자라고 한다.

겨우 잠자리를 해결해서 고마운 마음에 직접 식당 방을 닦고 이불도 가져다가 깔아 두었다.

온수 문제로 가정집 안까지 들어가서 미안한 마음으로 샤워를 하고

부부의 식사에 초대받아 흑돼지 구이와 귀한 홍어로 저녁 대접도 받았다.

올해 4월 말이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횟집을 할 예정이라면서

나중에 서울에서 보자면서 전화번호도 교환하였다.

 

 

 

중군정 출발 (21.4.1일 07:44분)

새끼발가락 물집에 대일밴드를 새로 붙이고 따뜻한 방 안에서

오랜만에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물론 간간히 당겨오는 종아리 통증과 발가락 화끈거림은 있었지만 참을만했다.

아침으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이불을 정리해서 제자리에 갖다 둔 뒤

조용히 중군정 식당을 나왔다.

 

 

수선화

편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중군 마을의 벽화와 수선화를 보면서 마을 어귀를 지나

선화사 갈림길에 오게 되었다.

 

선화사 갈림길 (07:58분)

직진해서 산길을 올라가면 선화사를 경유해서 가는 거고

좌측 길로 가면 삼신암 방향으로 바로 가는 거다.

나의 선택을 받은 길은 삼신암 방향으로 가는 좌측 길이다.

 

 

주량흙집 펜션

눈에 띄는 너와집 모양의 집이 보였는데 알고 봤더니 펜션이었다.

주위에 화단도 예쁘게 가꾸어 두고 풀어 둔 닭들이 돌아다니면서 꼬끼오 소리치고 있었다.

 

 

중군 마을을 지나 농로길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는 길 좌측으로 계곡물이 보이고

허름한 집 한 채가 있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나오시는 걸 보니

사람이 사는 모양이었다.

 

선화사 갈림길에서 갈라진 길이 수성대 약수쉼터에서 만난다.
수성대 입구( 08:36분 ~ 08:43분)

성벽이 쌓여 있고 그 옆으로 시원한 물이 흐르고 있어서

간단하게 음료수나 막걸리를 파는 간이쉼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여파로 휴점 중이었다.

 

 

수성대 계곡 ( 08:51분)

도로를 벗어나 좌측으로 계단을 내려서니 시원하게 계곡이 보이더군요.

수성대 계곡물은 인근 중군 마을과 장항마을 식수원으로 사용될 만큼

깨끗하고 맑았어요.

 

 

산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올라가다가 내리막길 시작 지점에 서니

배넘이재에 있는 분홍빛 진달래꽃이 먼저 반겨 주었다.

 

 

배넘이재 개서어나무

배넘이재는 전설에 운봉이 호수일 때 배가 넘어 들었다고 지어진 이름으로

장항마을 사람들이 인근 마을로 다녔던 추억의 고갯길이다.

배넘이재( 09 :13분 )

죽었을까.. 살았을까...

강한 생명력으로 가지 끝에 잎들이 파릇하게 달려 있었다.

 

배넘이재를 급경사 계단길로 내려와서 만나게 되는 장항마을.

산세의 지형이 노루의 목과 같은 형국을 하고 있어서 노루 '장'자를 써서 장항마을이라 불린다.

이제 산 하나를 넘어왔으니 앞으로 큼직 막한 산을 두 개 더 넘어야 한다.

 

 

지리산 능선과 장항마을 전경
노루목 당산 소나무 (장항 소나무 당산)

지리산 천왕봉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장항 소나무 당산.

수려한 풍채의 소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당당하게 서 있는 이곳은

지금도 매년마다 당산제를 지내고 있는 신성한 장소이다.

벤치 옆에 있던 페트병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저 같은 경우는 검정 비닐봉지를 배낭 옆에 묶어서 쓰레기를 담아서 다니고

특히 캔이나 병으로 된 음료는 가져가질 않는다. 무거우니까.

길을 걷다 보면 캔이나 병에 든 커피를 마시고 그대로 길가에 버린 경우를 보는데,

그러시려면 둘레길에 오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장항 소나무 당산 ( 09:39분 ~ 10:01분 ) 첫번째 스탬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햇살이 좋아서 양말을 벗고 축축해진 발가락을 말리면서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가끔 불어지는 바람도 좋았고 펼쳐진 풍광도 좋아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장항 소나무 당산을 뒤로하고 내려오니 보호수가 있었고

농로길을 걷다가 도로로 오게 되었다.

 

지리산 둘레길과 신선 둘레길 갈림길 (10:08분)

신선 둘레길과 만나는 이 지점에서 좌측 방향으로 둘레길이 이어진다.

 

 

장항마을 ( 10:17분 )

도로로 걸어 나와 장항교를 건너면서 광천을 내려다보고 장항마을을 뒤로한다.

지리산 둘레길 화장실 꼭 들리시길.

금계마을까지 변변한 화장실이 없어요.

 

 

화장실에서 도로를 건너서 농로길 따라 올라가면서 뒤돌아 보니  넘어온

산과 소나무 당산이 작게 보이더군요.

 

약간의 오르막길을 걸어왔다고 어깨와 다리가 아프더군요.

무덤 옆 나무 그늘에 배낭을 내려 두고 잠시 쉬다가 긴 심호흡을 하고 다시 길을 걸었네요.

 

매동마을

매동마을은 마을 형국이 매화꽃을 닮은 명당이라서 매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마을로

둘레길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지만 1박 2일 촬영을 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좌측 서진암 방향으로 산길을 올라가게 된다.

 

서진암 방향으로 소나무 길을 걷던 중 길 중앙에 제비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게 아닌가.

그대로 두고 갈 수 없어서 길 옆으로 옮기고 솔잎으로 덮어 두었다.

좋은 곳으로 가길...

 

서진암 갈림길 ( 11:22분)

서진암 600m를 앞에 두고 차량 한 대가 이곳까지 올라와 있었고

빈 지게만 덩그러니 길 옆에 세워져 있었다.

둘레길은 우측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가게 된다.

 

내려갈 줄만 알았던 산길이 다시 오르랑 내리랑 하면서 소나무 숲길을 이어갔다.

흙길을 걷다가 눈에 들어왔던 고사목.

앙상한 뼈만 남긴 채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이 이 길의 수문장처럼 느껴졌다.

저 지나 갈게요.

소나무 숲길이 걷기 좋아서 나름 즐겁게 걸었던 것 같다.

 

인월 금계 중간지점 (11:48분)

인월 금계 구간의 중간쯤 되는 지점으로 갈림길에서 중앙에 있는 돌계단으로 올라가게 된다.

 

잘 다듬어진 돌길과 돌담이 사람의 흔적을 느끼게 해 주고

숲을 떠나 농부의 발길이 사라지자 점점 자연과 하나 되고 있었다.

 

산수유

소나무 숲길을 벗어나자 하얀 조팝나무와 새로 심은 듯 어린 산수유가

노란 꽃잎을 터뜨리고 있었고 우천 시 우회노선 안내판이 있는 곳을 지나

확 트인 마을 전경을 보면서 펜션과 민박집을 지나게 되었다.

 

 

상황마을을 내려다보는 전경이 시원스러워서

무인 쉼터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주인인 듯 자꾸 한 분이 힐끔힐끔 나를 쳐다본다.

혹시 내가 계산하지 않고 음료수라도 먹을까 봐 그런 건지

감시당하는 눈짓에 자리를 떠나야 했다.

내가 너무 눈치를 보는 건지도 모르겠다.

 

 

 

(12:53분)

사방댐을 지나 삼봉암 이정표에 오니 민박집 현수막과 표지판이 어수선하게 놓여 있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다랑논

 

 

( 13:01분)

우천 시에는 계곡물이 범람할 수 있는 길 옆으로 펜션이 있었는데

편안해 보이던 의자들이 앉아 달라고 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소나무 숲길을 지나

높은 돌담길을 나오니 산방 앞으로 상황 소류지가 있었다.

 

벚꽃과 나무 의자 그리고 소류지 모습이 갬성 있다. 낚시 해야지.
상황 저수지에서 바라 본 전경
상황소류지 전망데크 ( 13:10분 ~ 13:33분 )

어깨와 다리가 아파서 저수지 라기엔 작아 보이는 이곳 데크에서 전망을 내려다보면서

20여분 정도 쉬어야 했다.

 

 

 

다랭이논

다랑논과 마을이 조화롭고 아름다워서 걷는 동안 자꾸 뒤돌아 보았던 곳으로

소나무 한 그루가 나의 시선 안에 계속 들어왔다.

 

 

등구령 쉼터 ( 13:51분 )

 

 

등구재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길목 즉 인월과 함양을 잇는 고개이며,

거북등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그러면 거북등을 타고 넘었던 고갯길이네요.

등구재 ( 14:12분)

등구재를 지나면서 함양 땅 금계를 만나게 되는 곳으로 마을과 마을안에 사람을 이어지는

소중한 옛길로 남아 있었다.

 

 

동물들에게 양보해 주세요

 

둘레길 진행 방향은 좌측으로 ( 14:37분)

바로 마을로 내려가도 되는데 굳이 좌측 산길을 걸으라는 건

뭔가 깊은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길 따라 구불구불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올라가다 보니 전망이 트이면서

지리산 천왕봉 전경

나무 사이로 지리산 천왕봉이 빼꼼 모습을 들어냈다.

 

정자 벤치 쉼터, 관리 안 된 간이화장실 ( 14:55분)

정자 쉼터에서 전경을 내려다보고 쉬다가 내려 가는 길.

 

눈은 계속 천왕봉을 바라보면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가다가 바로 걷기 힘들어

몸을 옆으로 해서 걸어 내려왔다.

 

운골 농원 오두막 ( 15:27분)

운골 농원 오두막에서 잠시 쉬고 배낭을 메고 내려가다가

둘레길을 홀로 걷고 계시던 어르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지리산 천왕봉 전망 좋은 곳

전망이 좋았던 이 곳에서 천왕봉의 위치를 알려 주었더니

모르고 걷고 있다가 알게 되어 다행이라면서 서로 사진도 찍고 같이 걸었는데,

중간에 따라 가기 힘들어서 먼저 가시도록 했다.

 

창원 당산 나무 ( 15:48분) 스탬프

어르신을 보내고 아저씨 한 분이 뒤에 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물집 때문에 발가락이 아파서 걷기 힘들다고 하니

하루만에 물집이 잡혀 편의점에서 샀다고 반짇고리를 주시면서 맨소래담 스프레이까지

챙겨 주시고 창원 당산나무를 먼저 떠나셨다. 덕분에 잘 사용하고 물집도 나아졌네요.

대나무 숲

창원 당산나무에서도 대나무 숲 사이로 천왕봉을 볼 수 있었고 짧은 대나무 숲을 나와

생태마을로 오게 되었다.

 

창원,산촌 생태마을 ( 16:00분)

넉넉한 곳간 마을인 창원마을은 조선시대 마천면내의 각종 세로 거둔 물품들을

보관한 창고가 있었다는 유래에서 창말(창고 마을)이었다가 이웃 원정마을과 합쳐져

창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산괴불주머니

 

( 16:26분)

창원마을을 지나 마지막 산길에 들어서는 입구에 벤치가 있어서

숨을 고르고 쉬다가 야트막한 산길을 걸어오니 소나무 사이로 데크 계단길이 보였다.

데크 계단 ( 16:46분)
채석장

데크 계단을 내려오면서 지리산 능선과 그 아래 금계마을 전경을 바라보고

채석장도 봤는데 다음날 걷다가 다른 방향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솜나물

 

펜스 옆 돌길을 내려와서 금계마을로 가는 길에  펜션과 민박집들이 많았고

금계마을 정자에 왔을 때 정자 안으로 못 들어가게 망가진 싱크대로 막아 두었더군요.

임시 폐쇄한다는 문구에 실망하고 무거운 박배낭만 두고 내려가 보았다.

지리산 둘레길 함양센터 ( 17:26분)

정자를 임시 폐쇄한 상태라서 취사하기도 어려워서 안내센터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국수를 먹고 주인에게 물어보니 너무 시끄럽게 떠들고 지저분해져서 폐쇄한 거라고 한다.

텐트를 치려면 화장실 옆에 있는 데크를 이용하라고 하는데

도로 바로 옆이라서 차소리가 요란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도저히 데크에서 잘 수 없었다.

혼자 있을거라 떠들지도 않을거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자고 마음먹고

조용히 정자에 텐트를 치는데 바로 옆에 사는 민박집 주인이

뭐하냐면서 문 열고 나오신다.

사정을 얘기하고 양해를 구하고 나서 겨우 텐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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